■ 방송 : 충북CBS 라디오 청주 FM 91.5MHz, 충주 FM 99.3MHz (13:05~13:35)
■ 제작 및 진행 : 최영실 아나운서
■ 출연자 : 청주 세광학원 12대 이사장 최원영 장로
세광학원 자료제공◇ 진행자: 청주 세광학원 제12대 이사장이신 최원영 장로님, 안녕하세요?
◆ 최원영: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작년 12월에 취임하셨으니, 취임 이후 학원 운영과 비전에 대해 많이 고민하면서 석 달을 보내셨을 것 같은데요. 세광학원과 관련된 동문, 학부모, 교직원 그리고 청취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 최원영: 안녕하세요. 세광학원 이사장 최원영입니다. 작년 12월 제1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많이 부족한 제가 이사장으로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앞으로 학원이 직면할 여러 문제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광 중·고등학교의 관리자 경험이 있는 제가 적임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무거운 마음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으로 여기고 잘 감당하려고 합니다.
우리 세광학원은 지역의 일신학원과 더불어 지방 기독교학교 선교를 담당하고 있는 명문 기독교사학입니다. 해방이후 지방 중등교육을 선도한 교육 기관이라는 자부심도 있고요.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명문 사학으로 자리잡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지역 시민들께 학교를 홍보하고, 세광 가족들에게도 자부심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 진행자: 세광학원은 학력으로도 유명하지만, 특히 야구 명문으로 잘 알려져 있죠. 그래서 세광학원 관계자분들을 만나면 입시 성적과 함께 야구 이야기를 꼭 하게 되는데요. 올해도 야구가 궁금합니다. 2025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 명의 선수가 지명됐지요? 프로야구가 개막하는데, 올 시즌부터 세광고 출신 신인 선수들을 볼 수 있을까요?
◆ 최원영: 네, 시즌이 시작되면 우리학교 출신 선수들 모습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세광고등학교는 매년 3명 이상의 선수가 프로에 진출하고 있어서, 지금 각 프로 구단에 우리 세광 출신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세광인들의 자부심이 대단하겠어요. "야구 잘하는 세광 출신"이라고 하면 더더욱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프로에 진출하는 게 참 쉽지 않다면서요?
◆ 최원영: 그렇죠. 굉장히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야구 선수로 진출하게 됩니다. 우리 세광중·고등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야구에 있어서는 '꼭 프로에 가겠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해서 성장도 빠르고, 그래서 더욱 열심히 훈련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봉황대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는데요. 올해는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세광고 야구부의 우수한 육성 시스템이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네요?
◆ 최원영: 네. 저희는 자체 야구 구장을 보유하고 있어서, 전국에 있는 많은 고등학교들이 저희 학교에 와서 실전 연습 게임을 치르고 있습니다. 실제 공식 시합도 진행되고요. 청주에서 프로 경기가 열릴 때는 프로 선수들도 저희 구장에서 연습 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세광학원 야구장◇ 진행자: 주말 리그도 진행하고 있다면서요 ? 최근 8연승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있군요 ?
◆ 최원영: 그런 다양한 경험과 체계적인 훈련이 어우러져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세광학원은 6·25 전쟁 직전에 중학교가 설립됐고, 전쟁 후에 고등학교가 설립됐다고 들었습니다. 벌써 75년의 역사를 자랑하네요?
◆ 최원영: 네, 그렇게 되었네요.
◇ 진행자: 전후 혼란스러운 시기에 설립된 학교라서 초창기 기록이 많이 유실되지 않았을까 걱정도 되는데, 세광학원 50년사에 그런 내용이 잘 담겨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직접 집필하셨다고요?
◆ 최원영: 네. 저희 세광학원은 1949년에 세광중학교가 설립되었고, 1953년에 세광고등학교가 개교하면서 학원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 학원의 모태는 일제강점기 청주제일교회 내에서 운영되던 '청남학교'입니다. 청남학교는 민노아 선교사가 산파 역할을 했던 학교로, 일제 강점기에도 민족교육을 실천한 기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결국 폐교의 아픔을 겪게 되었죠. 해방 이후, 청남학교의 민족교육 정신을 계승하여 새로운 중등 교육기관을 세우자는 지역 기독교인들의 열망이 모여 세광 중·고등학교가 설립된 것입니다.
세광학원 최원영이사장◇ 진행자: 기독교 역사, 특히 충북 기독교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이런 사실은 처음 듣습니다. 놀랍습니다.
◆ 최원영: 그러신가요? 조금 더 설명드리면 저희가 선교사들의 후원 속에서 1960년도에 대성동, 지금의 우성아파트 자리에 세광 중·고등학교가 세워져 운영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에 현재의 미평동 부지로 이전하면서 전국적인 명문 기독교 사학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분이 계신데요.
당시 청주제일교회 담임목사셨고, 현재 저희 학원의 명예 이사장이신 이쾌재 목사님께서 학교 이전을 결단하셨습니다. 청주 지역에서 학교 이전을 성공시킨 유일한 재단이 저희 학원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그 당시에는 도심에서 멀어졌다고 느껴졌을 텐데, 지금은 그곳이 오히려 중심지가 되었네요. 벌써 30년이 넘었군요 ?
◆ 최원영: 1989년에 이전했으니, 올해로 36년째네요.
◇ 진행자: 지역사회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세광학원은 기독교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잖아요.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인데요, 학교 자랑 좀 해주세요.
◆ 최원영: 네. 저희 세광학원은 미평동 수자원공사 맞은편, '탑수봉' 정상 부분을 절개해서 만든 약 3만 2천 평 규모의 캠퍼스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인접해 있어 유해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청정구역이며, 녹색 공간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교육 환경입니다. 이런 환경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전국의 고등학교 관계자들이 자주 방문하고 있으며, 교육 환경에 대해 늘 감탄과 부러움을 표현하십니다.
◇ 진행자: 산을 절개했다는 사실은 지금은 전혀 티가 안 납니다. 원래 평지였던 것처럼 보이죠 ?
◆ 최원영: 맞습니다. 최근에는 그 절개한 산에 '로뎀길'이라는 둘레길을 만들어,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심신이 피곤할 때 치유와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진행자: 학교 주변이 숲이니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기도 좋겠네요. 일반 시민들도 사용할 수 있나요?
◆ 최원영: 그럼요. 보강시설을 요청할 때 청주시에 "이건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하는 공간이다"라고 말씀드렸고, 그래서 누구나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지역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세요.
◇ 진행자: 미션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성경공부나 예배를 마지못해 참석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간이 흐르면 그 기억을 소중히 여기며 다시 교회를 찾기도 하죠. 그래서 미션스쿨은 열매보다는 씨를 뿌리는 교육사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광학원의 건학이념은 어떤 것인가요?
◆ 최원영: 세광학원이 명문대학에 많은 학생들을 진학시키며 지역의 명문학교로 인정받고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기독교 명문 사학으로서 추구하는 인간상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의 건학이념은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입니다. 이 교육 철학은 교직원 전체가 공유하며, 교육 프로그램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학생들이 기독교적 가치관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차 하나님 나라를 위해 봉사할 인재를 기르기 위함입니다.
◇ 진행자: 요즘 미션스쿨에 대한 제도적 압박이 있잖아요. 교육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기독교 교육을 하고 계신가요?
◆ 최원영: 기독교 사학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종교 과목도 학생 선택을 존중하라는 교육 당국의 방침에 따라, 저희는 학생들에게 잘 권면하고 있습니다. 예배나 종교 교과도 학생들이 대부분 기독교 과목을 선택하고 예배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세광중·고등학교는 진학 성적 못지않게 '학교폭력이 거의 없는 학교'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독교적 품성교육이 잘 이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학교 식당 이름이 '아가페'라고 들었어요. 저희 CBS의 '만나'와도 연관이 있네요 ?
◆ 최원영: 맞습니다. 교직원들과 함께 학교 내 공간의 이름을 기독교 정신에 맞게 지었습니다. 중학교 식당은 '만나', 고등학교 식당은 '아가페(애찬)'라고 부릅니다.
◇ 진행자: 미션스쿨 이사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계신데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고, 세광학원의 기독교 정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도 말씀해 주세요.
◆ 최원영: 가장 큰 고민은 기독교 학교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는 동시에, 학생들의 진학과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실제 교육운영은 학교장님들이 하시고, 저와 이사회는 학교의 미래를 대비하고 어려움 속에서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늘 기도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이사장님께서 세광학교 50년사를 집필하셨는데요. 이제 곧 70년사, 80년사도 준비해야겠네요 ?
◆ 최원영 :네, 준비해야죠.
◇ 진행자: 수많은 기도와 헌신 속에서 이어져 온 세광학원의 역사. 책을 쓰시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 최원영: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세광중학교는 1949년에 개교했는데, 곧 6.25 전쟁이 발발했죠. 당시 2개 학급으로 시작했지만 전쟁 후 돌아온 학생이 거의 없었습니다. 1953년에는 고등학교가 설립되었고, 1960년대에는 경영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캐나다 선교회의 지원을 받아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설립 당시부터 청주제일교회 교인들의 헌신과 열정이 큰 역할을 했고, 특히 이쾌재 목사님께서는 1986년 8대 이사장에 부임하시면서 사재를 헌납해 부채를 해결하셨고, 학교 이전도 결단하셨습니다. 소천하시기 전에도 마지막 사재를 헌납해 지금은 '이쾌재 장학금'으로 졸업생들에게 수여되고 있습니다. 이런 헌신이 오늘의 세광학원을 있게 한 배경입니다.
◇ 진행자: 이름 없이 헌신하신 분들도 많으시겠죠. 이사장님께서 특별히 마음에 새기고 계신 성경 구절이 있으신가요?
세광학원제공◆ 최원영: 로마서 12장 2절 말씀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이 구절은 제가 새벽마다 기도하며, 교직원과 학생들에게도 함께 기도 제목으로 삼자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정말 깊은 말씀입니다. 요즘 기도 제목이 많을 때인데, 어떤 기도 제목을 가지고 계신가요?
◆ 최원영: 무엇보다도 세광학원의 미래를 위한 기도가 가장 큽니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많은 학교가 존폐 위기에 있고, 기독교 학교나 지방 학교들은 더 심각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독교 학교가 어떻게 명맥을 유지하고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기도하고 있습니다.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에서 "항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선박이 바다에서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립니다. 지금은 기독교 학교들이 미래를 위해 기도하며 방향을 분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세광학원이 앞으로 믿음 안에서 성장하고 많은 인재를 길러내는 축복의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